"광복절에 일본 여행 어떻게 생각하세요?" Z세대는 달랐다

  • 조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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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15 11:39  |  수정 2023-08-15 13:24  |  발행일 2023-08-15
10명 중 3명 "언제 어디를 가든 개인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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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이달 1~15일 한국발 일본행 항공노선 평균 탑승률은 89%에 달했다.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2019년(70%)보다 19%p 증가한 수치다.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김모(26)씨는 지난 12일부터 4박5일간 일본 여행을 떠났다. 일정 가운데 '광복절'이 포함됐지만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는 치솟는 물가로 국내 여행을 가는 것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게 비슷해 일본을 택했다. 김씨는 "노재팬 운동이 사그라들고 지난 3·1절에도 일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았다"면서 "여행 중간에 광복절이 있지만, 별다른 거리낌이 없다"고 했다.

'광복절'(8월15일)'에도 일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15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이달 10~15일 한국발 일본행 항공노선 평균 탑승률은 80%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됐던 지난 2019년(70%)보다 19%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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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일본 노선 이용객 수가 김포∼제주 왕복 노선 이용객 수를 4년 만에 추월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달 17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젊은 세대들은 광복절에 일본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 '개인의 자유'라고 말한다. 지난 1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피앰아이가 전국 만 20~69세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세대별 광복에 대한 인식'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광복절 연휴를 활용해 일본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50.6%가 '여행을 갈 수는 있지만, 광복절 같은 의미 있는 날에는 가능한 피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세대별로는 베이비붐 이전 세대(1964년 이전 출생), X세대(1965∼1980년 출생), 밀레니얼 세대(1981∼1994년 출생)가 각각 52.9%, 50.5%, 51.7%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반면 '언제 어디를 가든 개인의 자유'라는 응답은 29.5%로 나타났다. 해당 답변의 경우 Z세대(1995~2009년 출생)가 32.6%로 가장 높았다.

대학생 김모(22)씨는 "광복절에 일본 여행을 가는 것이 자랑 거리는 아니다. 그러나 애국심과 사생활은 별개로 생각한다. 현대사회에 누가 언제, 어디로 여행을 가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면서 "광복절에 일본 여행을 간다고 과하게 비판하거나 가지말라고 하는 것은 맹목적인 애국심 강요로 느껴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과거 역사보다 실용성을 중시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정병기 영남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역사 인식에 자유로운 성향을 보인다"면서 "일본 여행에 있어서도 다른 세대보다 긍정적인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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