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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에도 일본으로…"NO재팬보다 인생이 중요"

등록 2023.08.15 09:00:00수정 2023.08.15 0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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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에도 젊은 층 중심 일본 여행 광풍

지난 1~15일 국내발 일본행 항공 탑승 89%

"역사적 분개감 동의…삶 제한은 옳지 않아"

엔저 효과도…2020년 3월 대비 환율 22%↓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월15일 광복절이 다가왔지만 20~4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 문화를 즐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엔저 효과(엔화 가치 하락)'와 함께, 역사적 이유로 자기 삶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는 NO 'NO재팬' 움직임이 이들 사이에서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에서 여행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는 모습. 2023.07.2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8월15일 광복절이 다가왔지만 20~4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 문화를 즐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엔저 효과(엔화 가치 하락)'와 함께, 역사적 이유로 자기 삶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는 NO 'NO재팬' 움직임이 이들 사이에서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에서 여행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는 모습. 2023.07.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1.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최모(24)씨는 지난 13일 일본으로 향해 이번 주말까지 여행을 즐길 예정이라고 한다. 광복절을 맞이해 일본 내 한국인 학살이 자행됐던 '아사쿠사'도 여행지로 정했다고 한다. 최씨는 "엔저 효과와 더불어 방학 및 연휴까지 껴서 일본 여행을 하고 있는데, 역사적 의미도 되새기면서 여행도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8월15일 광복절이 다가왔지만 20~4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 문화를 즐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엔저 효과(엔화 가치 하락)'와 함께, 역사적 이유로 자기 삶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는 NO 'NO재팬' 움직임이 이들 사이에서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15일 항공사 티웨이에 따르면, 지난 1~15일 국내발 일본행 항공 노선 평균 탑승률은 89%에 달했다. 이는 'NO재팬' 운동(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2019년(70%)보다 19%p(포인트)나 높았다.

노선별로는 대구~오사카 93%, 부산~오사카 92%, 인천~삿포로 92% 등이 90%를 넘어섰다.

실제 지난 상반기(1~6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312만9000명으로 전체 방일 관광객의 29.2%를 차지했다. 1071만2000명에 이르는 방일 관광객 3명 중 1명이 한국 관광객이었던 셈이다.

항공권 관계자는 "특히 40대 이하의 젊은 고객들이 일본 여행의 주 수요층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일본으로 7박8일 여행을 갔다 왔다는 직장인 A(31)씨는 "일본 물가가 크게 떨어졌고, 평소 일본 문화에도 관심이 커 여행을 갔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적 문제에 대해 정치적으로 일본에 항의하는 것은 옳으나, 그 분개감을 실제 생활에서 계속 이어가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A씨와 같이 'NO재팬' 운동에 더 이상 편승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크게 늘고 있다. 일명 NO 'NO재팬' 운동이다.
[도쿄=AP/뉴시스] 8월15일 광복절이 다가왔지만 20~4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 문화를 즐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엔저 효과(엔화 가치 하락)'와 함께, 역사적 이유로 자기 삶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는 NO 'NO재팬' 움직임이 이들 사이에서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지난 2월13일 도쿄 관광지 아사쿠사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2023.08.10.

[도쿄=AP/뉴시스] 8월15일 광복절이 다가왔지만 20~4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 문화를 즐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엔저 효과(엔화 가치 하락)'와 함께, 역사적 이유로 자기 삶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는 NO 'NO재팬' 움직임이 이들 사이에서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지난 2월13일 도쿄 관광지 아사쿠사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2023.08.10.


NO재팬 운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전모(26)씨는 "일본이 과거에 행한 악행에 대해 역사적 분개감을 갖는 것은 동의하나, 그것이 내 삶의 한계를 규정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론조사 기업 피앰아이가 지난 10일 전국 60대 이하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세대별 광복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9.5%가 '광복절 연휴 일본 여행'에 대해 '개인의 자유'라는 취지로 찬성했다. 특히 이 중 30대 이하의 젊은 층 비율은 61.7%에 달했다.

아울러 장기화하고 있는 '엔저 현상'도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젊은 청년들을 일본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 13일 오후 3시30분 기준 919.2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020년 3월 1191.34원까지 올랐던 때와 대비해 22.8%가량 하락한 것이다.

이날부터 다음 주까지 일본 여행을 간다는 대학생 박지현(25)씨는 "일본 물가가 이렇게 떨어졌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나중에는 비싸게 가야 할 것 같아서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며 "노재팬보다 내 인생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대부분의 청년들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순국선열의 후손 및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직접 기부하거나, 수익금 일부가 기부되는 물건을 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3·1 운동의 주역 유관순 열사의 친척에 대한 기부는 전날 오후 5시 기준 920만17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기부가 시작된 지 2주 만에 1000만원 가까이 기부가 이뤄진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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