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확진자 등 방역지표 악화 불가피
실제로 나흘간 추석연휴 동안 3000만명이 넘는 인구가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고위험군의 감염병 노출 가능성은 더 큰 문제다. 3년 만에 조성된 가족들 간 자유로운 대면 만남이 고위험군의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추석 명절 이후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유행 규모가 방역 위기감이 고조될 정도로 급격하게 커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명절 이후 점차적으로 오르다가 현재 수준으로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방역당국도 이번 추석 방역 대응에서 감염병으로부터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정부는 연휴 동안에도 코로나19 치료가 잘 이뤄지도록 응급실과 보건소에서 한시적으로 먹는치료제 처방이 가능하도록 하고 당번약국을 지정해 운영한다. 현재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중 60세 이상 고위험군 비중은 90%가 넘는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고향 방문을 계기로 60대 이상 고연령층을 포함한 고위험군분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일상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위험군과 만날때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하루 3회 이상 맞바람을 불게하는 등 주기적 환기를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재감염·독감 발생 증가 가능성도 커
방역당국에 따르면 8월 4주차 기준 주간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사례 비율은 9.66%로 10%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확진자 10명 중에 1명은 이미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이 또 걸린 셈이다. 최근 재감염 추정사례 비율은 8월 1주차 6.11%, 2주차 6.65%, 3주차 7.64, 4주차 9.66%를 기록하고 있다. 9월 1~2주차에는 10%를 껑충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2200만명을 넘겼고, 추석 기간 동안 고향방문, 가족모임, 국내외 여행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기 감염자들이 빈번한 대면접촉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몇 주 동안 재감염 비율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유행하는 독감이 코로나19와 함께 이번 명절에 확산할 수 있다는 '트윈데믹' 우려도 제기된다. 방역당국도 가을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재 대응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독감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강도 높은 방역정책에 따른 낮아진 대면접촉과 마스크 착용 등에 힘입어 최근 몇년간 유행이 없었지만 일상회복이 되면서 올해 크게 유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독감은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이 많기 때문에 독감을 코로나19로 오판해 치료를 늦출 수 있어, 자칫 코로나19보다 더 큰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한편 리서치 전문기관 피앰아이가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추석 고향 방문이 위험하다고 느끼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9.2%는 고향 방문 관련 코로나19가 ‘매우 위험’하다고 답변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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