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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대신 가족여행"…맏며느리들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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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853회 작성일 20-04-26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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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헌신 미덕 아냐", 전통 보다 실속 중시 풍조 확산
설문조사 결과 40%가 차례 안지내..올해부터 안지낸다 15%
해외여행객 중 50~60대 여성 비중↑.."차례 지내는 집 줄어든 영향 커"

 

`차례 대신 가족여행`…맏며느리들의 `반란`

한 전통시장 내 명절 음식가게 상인들이 다양한 튀김과 전을 준비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와 핵가족화로 명절 음식을 직접 집에서 준비하는 이들이 줄면서 요즘은 사 먹는 것이 대세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처음엔 죄책감이 들었지만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설레네요.” 

맏며느리 강모(63·여)씨는 올해 처음으로 설 명절 차례상을 차리지 않는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동서들에게 역할 분담을 제안했던 게 집안 싸움으로 번지자 아예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강씨는 대신 이번 설 연휴 기간동안 가족들과 함께 필리핀에서 휴가를 즐긴다. 강씨는 “지난 세월 차례·제사 지낸다고 혼자 죽어라 고생했던 게 억울하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다른 집안의 맏며느리 박모(55·여)씨도 최근 시댁에 “앞으로 제사나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집안 제사 때마다 얼마만큼 비용을 부담할지를 두고 실랑이가 끊이지 않자 동서들과 의논해 제사와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박씨는 “며느리들에게 시댁 제사는 결국 남의 조상을 모시는 일”이라며 “여자들만 고생하는 차례와 제사는 없애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희생·헌신 미덕 아냐”…맏며느리들의 ‘반란’ 


‘희생’과 ‘헌신’을 미덕으로 알고 살아온 맏며느리들의 ‘독립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전통보다는 실속과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2030세대의 문화가 5060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조사회사 피앰아이(PMI)가 20~50대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약 40%가 올해 설 차례를 지내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특히 ‘올해부터 지내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15%나 됐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 이유로는 ‘간소하게 보내기 위해서’가 24.3%로 가장 많았고 ‘종교적 이유’가 22.3%로 뒤를 이었다. 이어 ‘다른 가족이 지내기로 해서’(8.5%) ‘경제적 부담이 돼서’(4.5%) ‘집안 어른이 없어서’(4.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차별적이어서’나 ‘가족 간의 사이가 좋지 않아서’란 답변도 있었다. 

◇설 연휴 해외 여행객 5060 여성 비중 상승  

반면 설 연휴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어머니’들은 늘고 있다.

한국항공공사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국제선 이용 승객수는 2015년 18만 5000여명에서 지난해 21만 2000여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25만 5000여명이 국제선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선 이용객 수도 2015년 80만 1000여명에서 2016년 84만 7000여명, 올해 85만여명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특히 해외 여행객 중 50~60대 여성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게 눈에 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2014~2017년 설 연휴 해외여행 예약 여성 중 50대의 비중은 2014년 23.1%에서 올해 24.8%로, 60대는 12.6%에서 13.4%로 상승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설 연휴 기간 해외 여행객 중 ‘골드미스’나 50~60대 주부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이 기간 중년 여성을 포함한 가족 단위 여행객이 점차 늘어나는 데에는 차례를 지내는 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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