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에 여름휴가 포기해

절반 가까이 “드라마·영화 등 볼 것”

고물가와 고환율로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들이 늘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여름휴가 기간이 다가오지만 성인 10명 중 7명은 휴가 계획이 없거나 정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집에서 쉬는 홈캉스(홈+바캉스)를 즐길 계획이다. 고물가와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휴양지로 떠나기를 포기한 사람들이 늘어서다.

7일 온라인 여론조사 기관 피앰아이에 따르면 이 기관이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36.8%에 달했다. 여름휴가 계획이 ‘아직’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36.2%로 사실상 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은 이들이 70% 이상으로 나타났다.

여름휴가 성수기인 7월 말, 8월 초가 다가와도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들은 세대를 가리지 않았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30대 중 휴가 계획이 없거나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비율은 80.7%로,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가장 높았다. 20대는 76.4%, 40대는 73.6%, 50대는 67.6%, 60대는 68.6%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휴가 계획이 없거나 아직 정하지 않은 이유로는 ‘일정 조율이 어려워서’와 ‘비용이 부담돼서’가 각각 35.4%, 34.8%를 차지했다. ‘생업(사업)상의 이유’라고 답한 이들도 17.5%로 상당수였다. ‘건강 문제가 걱정된다’거나 ‘기타’ 이유로 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한 이들은 각각 11.0%, 1.2%로 나타났다. 배경은 다양했으나 사실상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경제적인 이유로 휴가를 포기한 셈이다.

이들은 휴양지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대신 집이나 실내에서 TV 프로그램과 드라마, 영화 등을 시청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6.8%가 여름휴가에 가지 않고 ‘TV 프로그램·드라마·영화 시청’을 하겠다고 답했다. ‘맛집 탐방’을 하겠다거나 ‘쇼핑’을 하겠다는 응답도 각각 23.1%, 18.3%를 기록했다. 독서와 이직 준비 등 ‘자기계발’은 18.4%를, ‘운동’은 18.0%로 뒤를 이었다.

한편 휴가를 계획한 응답자들은 상당수가 바다로 떠날 계획이다. 여름휴가 계획을 세웠다고 답한 이들 중 33.5%는 여름 휴가지로 ‘바다’를 1위로 꼽았다. 호텔과 펜션, 풀빌라 등 ‘실내 휴양지’는 30.4%, ‘산과 계곡’은 22.4%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은 12.6%로 순위가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