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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의 약자 7080, 개인정보 유출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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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918회 작성일 20-04-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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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정보가 대량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금융권은 '아노미'에 빠졌다. '금융약자'로 분류되는 노년층에도 비상이 걸렸다. 노인들은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에 표적이 된 마당에 금융권도 못 믿겠다고 호소한다. 청년층에서는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정보제공 엑소더스' 조짐이 포착됐다.

◇금융약자 노인들 "은행이 도둑맞았다"

충청도에 사는 김모씨(74)는 고객 정보 유출 소식을 듣고 다급히 한국노년복지연합에 전화를 걸었다. 김씨는 "은행이 털렸다고들 하는데 그럼 내 돈도 털린 것 아니냐"며 "가슴이 벌렁거려 밤새 한숨도 못잤다"고 토로했다.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정보 습득 능력이 취약한 노인들은 각종 범죄의 표적이 됐다. 이번 유출 사고와 연관된 직접적인 범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노인들은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등 2차 피해가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정호 한국노년복지연합 사무총장은 "그나마 믿고 있었던 은행마저도 안전할 수 없다고 하는 어르신들의 불안감은 젊은 층에서 우려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종결된 후에도 노인들은 지속적인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문제가 된 카드사들은 스미싱 등 2차 피해를 보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복제 등 직접적인 범죄가 아닌 개인의 과실을 측정하기 어려운 스미싱 등 피해는 사실상 보상해 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청년층 개인정보 흔적 없애기 '엑소더스' 오나

얼마전 신용카드를 모두 해지했다는 김모씨(30)는 "온라인 쇼핑을 할 때도 되도록 비회원으로 구매하고 개인정보를 기입을 최소화한다"면서 "인터넷을 할 때도 로그인을 하지 않는 등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모씨(29)도 "스미싱 피해가 우려돼 휴대전화 소액결제 기능을 아예 막아버렸다"면서 "페이스북이나 구글처럼 내 정보가 기록되고 타인에게 광고되는 사이트는 아예 이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불편하더라도 온라인 결제는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청년층에서는 '정보제공 엑소더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신상명세가 '돈'이 되는 사회에서 노출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최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보보호에 대한 불신은 이미 오래 전 뿌리를 내렸다. 지난 20일 설문조사 전문업체 피앰아이(PMI)가 20대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인정보가 유출된 게 뻔해서 확인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25%로 나타났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79%)

시민단체들은 보다 강도높은 제재로 정보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금융·신용정보 공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금융기관과 신용정보업체, 텔레마케팅업체에 대한 수사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행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개인의 신용도와 신용거래능력 등 판단을 근거로 정보공유를 허용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에서도 금융지주회사가 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를 영업상 이용 목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번 유출은 금융지주회사와 금융기관, 신용정보업체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도록 법이 무한대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해당 법에 대한 명백한 제한과 법 개정의 의지가 없는 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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